로브상 상계 티베트 망명정부 총리는
달라이라마의 정치적 후계자인 로브상 상계(43) 박사는 티베트 난민의 아들이다. 1968년 인도 서벵골주의 다르즐링에서 태어난 그는 이 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델리대학에서 문학 학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부모는 살림 밑천인 소와 닭을 팔아가면서 자식 교육을 시킬 정도로 교육열이 남달랐는데 상계 스스로도 “소에게 많은 빚을 졌다.”고 말할 정도다.상계가 티베트 독립과 정치 문제에 본격적으로 눈뜬 것은 대학생 때 티베트 청년회의에서 최연소 당무위원으로 선출되면서부터다. 그는 1996년 미국의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으며 하버드대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데 이어 2004년에는 같은 대학 로스쿨에서 국제법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때부터 티베트를 대표하는 법학자로 떠올랐고 중국 최고 대학에서 온 학자들과 현대 중국정치와 티베트 문제 등을 주제로 ‘맞짱토론’을 벌이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2007년에는 아시아 소사이어티가 선정한 ‘아시아의 젊은 리더 24인’ 중 한명으로 뽑혔고 이듬해에는 미 상원 외교위원회에 존 네그로폰테 당시 미 국무부 부장관과 함께 증인으로 나서 동아시아 문제에 대한 전문가적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티베트 망명정부의 최고 정치지도자로서 그의 아킬레스건은 ‘출생’과 ‘경험’이다. 중국의 지배를 받는 티베트 현지에서 한번도 살아보지 않은 데다 망명정부에서 일해본 경험도 전무해 “책 속의 지식밖에 모르는 신출내기가 복잡한 티베트 분쟁을 해결할 수 있겠느냐.”는 비아냥을 듣는다. 하지만 상계는 “티베트가 첫번째 고향이라는 점은 한번도 잊어본 적이 없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다.
중국 정부는 상계가 유력한 총리 후보로 떠오르자 그를 가리켜 “테러리스트”라고 힐난하며 깎아내렸다. 또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상계가 하버드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으며 인도와 네팔 등의 티베트 거주지역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며 미국 배후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1-04-2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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