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행사기간 朴대통령·반기문 수차례 만나는 장면” ‘친박 대권후보론’에 오비이락으로 정치적 해석 나올 듯
박근혜 대통령이 추석 연휴 기간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함에 따라 다시한번 정치권의 시선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쏠리고 있다.특히 순방에 앞서 청와대는 “미국 뉴욕 방문 중에 반 총장을 공식·비공식적으로 여러 차례 만날 예정”이라고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의 면담 일정을 예고했다.
박 대통령은 뉴욕에 도착하자 마자 첫 일정으로 반 총장을 만나 면담하고 만찬을 함께 하기도 했다.
물론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의 면담 화제는 주로 북핵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나 유엔 이슈 이지만 만남 자체만으로도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바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대항마로서 ‘반기문 대안론’이다. 김 대표가 주요 여론조사의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 부분에서 여야를 통틀어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주변 상황이 간단치 않게 돌아가는 데 따른 현상이다.
정치생명까지 걸겠다고 공언한 ‘국민공천제’(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이 안팎의 도전에 직면한데다 공교롭게 둘째 사위의 마약 투여 사건이 바깥에 알려지면서 최대 시련기를 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 정무특보인 윤상현 의원이 최근 ‘친박(친박근혜) 대권후보론’을 들고 나오자 친박 주류가 조직적으로 ‘김무성 흔들기’에 나선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당내 기반이 없는 반 총장으로서는 친박계가 우군이 돼 떠받쳐 준다면 단번에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안론이 생명력을 이어가는 것이다.
정작 반 총장 본인은 차기 대권 도전설에 거듭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외교관과 전직 고위관료 출신을 중심으로 물밑에서 그를 밀고 있다는 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반 총장의 퇴임 시기도 내년 12월로, 정확히 그로부터 1년 후인 대선까지 얼마든지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다.
그동안 여권에서는 김 대표와 반 총장이 시소를 타듯 정치적 입지가 서로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했다.
여권에서 반 총장 대권 후보론이 급부상한 것은 지난해 10월 말 친박계 중심의 ‘국가경쟁력강화포럼’ 토론회였다. 김 대표가 ‘상하이발 개헌론’을 내놓고 집중 견제를 받은 때다.
그러다 지난 4월 ‘성완종 리스트’가 본격적으로 터지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반 총장이 성 전 회장의 충청포럼과 인연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박 대통령이 중남미 순방을 떠나기 직전 김 대표와 독대해 국내 상황을 맡기면서 김 대표는 ‘상한가’를 쳤다.
다만 역대 대선에서 바람을 일으켰던 후보가 대권을 거머쥔 전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반 총장의 성공 가능성 역시 불투명한 게 사실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내 정치에 실망한 유권자는 늘 정치권 밖의 신선한 인물을 찾지만 결국 신기루처럼 사라졌다”면서 “대선 본선에 오르면 혹독한 검증 속에 지지율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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