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 무슨 얘기 나눌까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달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하기로 하면서 북핵 문제를 비롯해 한·중·일 정상회담의 중국 참석 여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다양한 분야의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양 정상은 우선 오는 10월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장거리 로켓 발사 가능성을 시사하는 상황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협력 의사를 확인하고 대북 압박에 대한 중국의 협조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최근 북한이 비무장지대에서 지뢰 도발을 감행한 데 이어 20일 대북 심리전 확성기 운영 중단을 요구하며 포격 도발을 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대북 억지력을 확보하기 위한 중국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정부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사드와 관련한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중국 측에 양해를 구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사드 배치에 대해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박 대통령이 미국을 설득하고 어렵게 중국행을 결정한 만큼 시 주석에게 한국이 개최하는 한·중·일 정상회담에 중국이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는 올해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를 하반기 최대 외교 과제 가운데 하나로 설정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또 시 주석에게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최대의 경제블록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과 관련해 설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오는 10월 미국 방문을 통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TPP 가입 의사를 공식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정상은 또 한·중 FTA 비준 동의 또는 발효 문제에 대한 논의를 할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는 한·중 정상회담을 전후해 국회에서 한·중 FTA 비준동의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지난 16일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에서 여당에 협조를 요청했다. 양국은 지난해 11월 FTA를 공식 타결하고 지난 6월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아직 소관 상임위원회인 외교통일위원회 등에서는 심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2015-08-2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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