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에서 시체 인양작업을 하던 소방관 2명이 타고있던 구조용 보트가 뒤집히는 바람에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3일 오전 9시 15분쯤 서울 잠실대교 남단 아래 한강에서 광진소방서 수난구조대의 1.98t급 구조용 보트가 뒤집혀 구조대원 장복수(42) 소방장과 권용각(39) 소방교가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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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소방교는 뒤집힌 채 떠있던 보트 안에 갇혀 있다가 오전 10시 10분쯤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장 소방장은 사고 발생 두 시간여 만인 오전 11시 28분쯤 잠실대교에서 하류의 사고지점 인근 강바닥에서 발견됐다. 장 소방장과 권 소방교의 시신은 서울 화양동 건국대병원에 안치됐다.
사고 보트에는 광진소방서 소속 구조대원 6명이 타고 있었다. 생존한 구조대원 중 한 명은 보트가 뒤집히기 직전 암초에 걸린 선체 상태를 점검하러 빠져나왔고, 나머지 3명은 전복 직후 탈출했다. 항해사 출신의 권 소방교는 선실에서 끝까지 보트의 키를 잡고있다 변을 당했다. 동료대원들은 “권씨가 끝까지 배를 살려 동료대원들을 다치지 않게 하려고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구조대원들은 오전 8시 45분쯤 잠실대교 인근 한강에 시체가 떠다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인양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사고 당시 한강경찰대 소속 순찰정 4척과 수난구조대 소속 구조용 보트 5척이 출동한 상태였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보트가 암초에 걸려 후진하던 중 거센 물살과 강한 바람에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어 전복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청천벽력 같은 참변에 유족들과 동료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장 소방장은 아내와 초등학생 두 딸을 남겨두고 떠났다. 장 소방장의 아내 최창숙씨는 오후 3시 35분쯤 빈소가 차려진 건대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해 고인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 최씨는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우리 애들 어떡하지. 아빠도 못 봤는데….”라며 울음을 멈추지 않아 보는 이들을 안쓰럽게 했다.
각각 1995년과 1998년부터 수난구조대원으로 일한 장 소방장과 권 소방교는 선후배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운 베테랑 구조대원이었으며, 가정에서는 모범 가장이었다고 동료들은 말했다. 동료 홍기현(44)씨는 “장 소방장은 평소에 딸 자랑을 엄청했다. 나랑 같이 애들 얘기를 하다가 소방서에 학부모 모임 하나 만들자고 말할 정도로 자녀들에 대한 사랑이 대단했다.”면서 “평소 술도 잘 안 마시고 정말 성실한 사람이었는데….”라며 오열했다. 다른 동료는 “권 소방교와 광진소방서 화재진압반에서 같이 일한 적이 있는데 항상 웃으며 일에는 적극적이었다. 어려운 일을 가리지 않고 불평불만 없이 일에만 몰두하고 사고가 발생하면 제일 먼저 출동하는 모범을 보였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한편 이들이 인양하려던 변사체는 자살한 40~50대 남성인 것으로 추정되며, 경찰은 변사체의 정확한 신원을 파악 중이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2010-12-0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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