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집 비운 사이 청소년 20명이 무단 기거

2개월 집 비운 사이 청소년 20명이 무단 기거

입력 2011-12-26 00:00
수정 2011-12-2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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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해외로 출국하면서 집을 비운 사이 20명의 청소년이 들어가 숙식을 하고 물품을 훔쳤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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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주인이 해외로 출국하면서 집이 비어있는 것을 알고 집안으로 들어가 절도와 숙식을 한 20명의 청소년을 검거했다. 사진은 청소년들이 두 달간 근거지로 생활하면서 아수라장으로 변한 집 내부 모습. 해운대경찰서 제공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주인이 해외로 출국하면서 집이 비어있는 것을 알고 집안으로 들어가 절도와 숙식을 한 20명의 청소년을 검거했다. 사진은 청소년들이 두 달간 근거지로 생활하면서 아수라장으로 변한 집 내부 모습.
해운대경찰서 제공
부산 모 대학교수 겸 러시아 교환교수인 J(48ㆍ여)씨는 지난달 초 러시아에서 임시로 귀국해 해운대구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 들어가 보고 할 말을 잃었다.

130㎡ 규모의 집 내부가 마치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기 때문이다.

6개방과 거실에는 이불과 옷가지 등 가재도구가 널브러져 있고 먹고 남은 음식 등에서 나오는 악취가 진동했다.

거실 진열장에 있던 고급 양주는 빈병으로 한 곳에 모여 있었고 벽에 걸려 있던 고급미술품 2점은 발로 밟은 듯 부서져 있었다.

남편이 러시아 참사관인 J씨가 지난 8월말 가족과 함께 러시아로 출국하면서 집을 비운 지 두 달 사이 집안이 아수라장으로 변한 것이다.

출국 전 중학교에 다니는 막내딸(12)이 친구 황모(12ㆍ여)양을 자신의 집에 데려간 것이 화근이었다.

황양이 J씨의 집 출입문 비밀번호를 기억해뒀다가 J씨 가족이 출국한 뒤 주변 친구들을 데리고 J씨 집에서 숙식했다.

황양이 데리고 간 친구들도 다른 친구들에게 J씨 집 비밀번호를 알려주면서 모두 20명이 J씨 집을 근거지로 삼아 생활했다.

이들은 J씨 집에 있던 현금과 귀금속, 옷 등 3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도 받고 있다.

아파트 주민들이 비어 있는 J씨 집에서 소음과 악취가 심하게 나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이를 J씨에게 알렸고 J씨의 지인이 피해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들의 무단 기거는 멈췄다.

J씨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해운대경찰서는 J씨의 집 거실에 있는 컴퓨터로 접속한 기록과 아파트 폐쇄회로TV(CCTV)를 분석해 황양과 정모(14)군 등 남녀 중ㆍ고교생 20명을 검거, 26일 절도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장기간 집을 비울 때 출입문 비밀번호를 바꾸고 아파트 관리소 또는 경비원에게 보안에 신경을 써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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