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항에서 4.16㎞’…세월호 ‘기억의 숲’ 완공

‘팽목항에서 4.16㎞’…세월호 ‘기억의 숲’ 완공

입력 2016-04-09 18:23
수정 2016-04-0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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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만년 기억할게’ 가족들, 은행나무 300그루에 추모편지

‘사랑하는 우리 아들. 비록 볼 수도 만질 수도 없지만 이 은행나무처럼 천년만년 영원히 엄마 아빠 마음속에 살아 있어.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할게.’

9일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약 4.16㎞ 떨어진 무궁화동산에 세월호 희생자에게 보내는 편지와 노란색 리본이 300그루의 은행나무에 걸렸다.

세월호 참사 2주기를 1주일 앞둔 이날 동산에서는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 가족의 제안으로 시작된 세월호 ‘기억의 숲’ 조성과 ‘기억의 벽’ 완공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아야 할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를 잊지 않겠다는 뜻에서 천 년을 살아가며 가을마다 노란색 단풍을 물들이는 은행나무로 조성한 숲이다.

304명 희생자의 이름이 음각으로 새겨지고, 304번 주름을 잡은 스테인레스 재질의 반사면이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을 투영하는 기억의 벽은 흰색 가림막을 걷어내고 하늘을 향해 ‘ㅅ’자로 솟은 모습을 드러냈다.

기억의 벽에는 살아남은 이들의 미안한 마음과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글, 오드리 헵번의 아들 션 헵번의 숲 조성 제안 배경, 기억의 숲 조성 사업 기부자 명단 등도 새겨졌다.

기억의 숲은 아동 인권과 빈곤 문제 등의 해결에 앞장서온 션 헵번이 나무 심기 사회적기업인 트리 플래닛에 제안했고, 트리 플래닛이 전국민적 모금운동으로 2억여원의 사업 자금을 마련해 조성했다.

이날 행사에는 세월호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과 오드리 헵번의 자손, 숲 조성을 진행한 트리 플래닛 관계자와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오드리 헵번의 손자 아돈 호퍼 페러와 손녀 엠마 캐슬린 페러는 “이 숲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굳세어지고 장대하게 자라나 약해지거나 잊히지 않을 것”이라며 “이곳에서만큼은 비극을 겪은 우리를 자연이 온전히 품어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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