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럽지만 궁서체 B급 감성 靑도 사로잡은 어르신 짤.jpg

촌스럽지만 궁서체 B급 감성 靑도 사로잡은 어르신 짤.jpg

김정화 기자
입력 2019-12-25 18:35
수정 2019-12-2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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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이 만든 포토숍 이미지 화제

靑 SNS 올라와 예산안 등 홍보 효과
78세 강사, 70대 학생들에 맞춤 수업
젊은 세대도 “예스러운 디자인에 정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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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청와대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된 영상에서 서울 은평구 은평노인종합복지관 어르신들이 2020년 정책 홍보 이미지를 만들고 있는 모습. 오른쪽 두 사진은 어르신 대상으로 포토숍 강의를 하고 있는 윤동철씨가 만든 ‘짤’. 청와대 유튜브 캡처·윤동철씨 제공
지난 13일 청와대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된 영상에서 서울 은평구 은평노인종합복지관 어르신들이 2020년 정책 홍보 이미지를 만들고 있는 모습. 오른쪽 두 사진은 어르신 대상으로 포토숍 강의를 하고 있는 윤동철씨가 만든 ‘짤’.
청와대 유튜브 캡처·윤동철씨 제공
“우측 네 번째, 브라시(브러시) 도구를 누르세요.”

“이게 아닌데? 아이구, 안경을 안 가져와서….”

지난 23일 찾은 서울 은평구 은평노인종합복지관. 평균 나이 70대가 모인 강의실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포토숍으로 성탄카드 만들기 수업이 한창이다. 할아버지 강사 윤동철(78)씨가 시범을 보이자, 백발이 성성한 늦깎이 학생 10여명이 주름진 손으로 더듬더듬 키보드를 두드리며 총천연색으로 카드를 꾸몄다. 눈사람, 산타, 선물꾸러미 등 사진을 삽입한 카드에 커다란 궁서체로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쓰고, 눈송이 효과까지 낸 뒤에야 수업은 마무리됐다. 어디 하나 세련된 맛이라곤 찾아 볼 수 없어 더 정겨운 B급 감성의 ‘할배·할매 카드’가 완성되는 순간이다.

이들은 최근 청와대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올라와 화제가 된 ‘어르신 짤’을 만든 주인공들이다. 예스러운 글씨체와 울긋불긋 화려한 색감으로 가득 메운 2020년 예산안 홍보 이미지에 많은 네티즌들이 “진정한 레트로다”, “청국장 같은 묘한 매력”, “몸빼 바지 디자인처럼 촌스럽지만 정이 간다”며 환호했다. 찬사를 이어 간 이들은 대부분 젊은 세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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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청와대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된 영상에서 서울 은평구 은평노인종합복지관 어르신들이 2020년 정책 홍보 이미지를 만들고 있는 모습. 오른쪽 두 사진은 어르신 대상으로 포토숍 강의를 하고 있는 윤동철씨가 만든 ‘짤’. 청와대 유튜브 캡처·윤동철씨 제공
지난 13일 청와대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된 영상에서 서울 은평구 은평노인종합복지관 어르신들이 2020년 정책 홍보 이미지를 만들고 있는 모습. 오른쪽 두 사진은 어르신 대상으로 포토숍 강의를 하고 있는 윤동철씨가 만든 ‘짤’.
청와대 유튜브 캡처·윤동철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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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청와대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된 영상에서 서울 은평구 은평노인종합복지관 어르신들이 2020년 정책 홍보 이미지를 만들고 있는 모습. 오른쪽 두 사진은 어르신 대상으로 포토숍 강의를 하고 있는 윤동철씨가 만든 ‘짤’. 청와대 유튜브 캡처·윤동철씨 제공
지난 13일 청와대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된 영상에서 서울 은평구 은평노인종합복지관 어르신들이 2020년 정책 홍보 이미지를 만들고 있는 모습. 오른쪽 두 사진은 어르신 대상으로 포토숍 강의를 하고 있는 윤동철씨가 만든 ‘짤’.
청와대 유튜브 캡처·윤동철씨 제공
강사 윤씨는 10년 넘게 이곳 복지관에서 일주일에 2번씩 어르신 대상 포토숍 강좌를 한다. 윤씨가 컴퓨터 기술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뒤다. 윤씨는 “관공서, 은행을 다니다 보니 다들 컴퓨터를 쓰더라”면서 “이걸 모르면 안 되겠다 싶어 그때부터 학원에 다니고, 2006년부터 서울시립대에서 관련 수업까지 모두 수료했다”고 말했다.

포토숍은 특히 애정을 가진 프로그램이다. 그림을 짜깁기하는 데 재미가 붙어 국가공인 그래픽기술자격(GTQ) 2급까지 보유하게 됐다. 윤씨는 “나이 많은 사람은 작은 글씨가 많은 긴 글을 보면 눈이 아프고 짜증만 난다”면서 “글 10장에 담길 내용을 포토숍으로 그림 1장에 담으면 한눈에 잘 들어오고, 보기도 좋다”고 설명했다.

그가 수업 시간에 자주 강의하는 내용은 노인들을 위한 건강정보를 이미지로 만드는 법이다. ‘눈 건강에 좋은 음식’, ‘가지와 양배추의 효능’, ‘혈액 순환에 좋은 발끝 치기’ 등 주제를 정해 일종의 안내문을 만든다. “내가 재미있어야 남들도 재미있게 배운다”가 윤씨의 강의 철학이다. 맞춤형 수업을 진행하니 나이든 학생들의 만족도도 크다. 복지관에서 1년째 포토숍을 배우는 이희순(74)씨는 “윤 선생님이 같은 설명을 두 번, 세 번 반복하며 아주 상세하게 알려준다”면서 “처음엔 클릭도 어떻게 하는지 모르고 포토숍 도구도 뭐가 뭔지 계속 까먹었지만, 작품을 하나씩 만들고 나면 뿌듯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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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은평노인종합복지관에서 수강생 이희순(오른쪽)씨가 포토숍으로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고 있는 모습.
지난 23일 은평노인종합복지관에서 수강생 이희순(오른쪽)씨가 포토숍으로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고 있는 모습.
윤씨는 “노인이 보기 편하라고 화려한 색깔과 여러 이미지를 넣어 만든 건데, 젊은이에게도 인기가 많다니 신기하다”면서 “요즘에는 누구나 휴대전화로 쉽게 사진을 찍고 편집할 수 있으니 더 많은 사람이 포토숍의 매력을 배우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용균 서울시의원, ‘고갯마루어린이공원’ 사계절 복합여가 물놀이공간으로 재탄생 임박

서울 강북구 삼각산동에 위치한 고갯마루어린이공원이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복합 여가 물놀이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노후된 시설을 전면 개선하는 이번 사업은 현재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며 8월 중 완공을 앞두고 있다. 서울시의회 이용균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북3)은 지난 7월 30일 강북구청 관계자들과 함께 공사 현장을 방문해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성공적인 사업 마무리를 위한 의지를 다졌다. 이 의원은 현장점검을 통해 주요 공정의 추진 현황을 꼼꼼히 살피며 주민 편의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고갯마루어린이공원 재조성 사업은 총 15억원의 특별교부금이 투입된 대규모 사업으로, 2023년 11월부터 공사가 본격화됐다. 기존의 단순 놀이공간은 타워형 조합놀이대와 물놀이시설이 어우러진 복합 여가 공간으로 재탄생하며, 커뮤니티 가든, 휴게 데크, 순환산책로 등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도 함께 조성된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안전한 물놀이 공간 확보는 물론, 다양한 세대가 어울릴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꾸며지는 점이 주목된다. 사업 초기부터 지역 주민과의 소통을 중시한 점도 이번 사업의 특징이다. 이 의원과 강북구청은 일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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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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