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장훈 “단독 선두요”

[프로농구] 서장훈 “단독 선두요”

입력 2010-12-27 00:00
수정 2010-12-27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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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훈이 쐈다
장훈이 쐈다 프로농구 전자랜드 서장훈(오른쪽)이 26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동부전에서 상대 수비 윤호영(가운데)의 블로킹을 뚫고 슛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자랜드 서장훈은 묵묵히 몸을 풀고 있었다. 별다른 표정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평소보다 조금 가라앉아 있었다. 26일 동부전이 열리기 직전 인천 삼산체육관에서였다. 의외였다. 서장훈은 전날 LG전에서 대기록을 세웠다. 20득점을 올려 1만 2000득점 고지(통산 1만 2014점)에 올라섰다. 한국 프로농구(KBL) 최초 기록이다. KBL은 한 시즌에 54경기를 치른다. 단순 계산하면 매 시즌 전 경기 출장해 평균 20득점씩 11시즌을 뛰어야 이룰 수 있는 기록이다. 그런 대기록을 세운 서장훈이다. 그런데 표정이 시무룩하다. 왜일까.

이유는 두 가지였다. 서장훈은 “기록을 폄하하는 얘기가 많아 부담스럽다. 기분이 좋지 않다.”고 했다. 서장훈은 워낙 ‘안티’가 많다. 잘하면 잘한 대로 못하면 못한 대로 뒷말이 나온다. 다른 이유도 있었다. 하필 이날 상대는 공동 선두인 동부. 꼭 이겨야 하는 경기다. 시즌 중반 최대 빅게임이었다. 동부를 밟지 못하면 기대하는 우승도 없다. 이날 경기 전까지 두팀은 1승 1패 한 게임씩을 주고받았다. 막상막하. 팀을 이끄는 맏형으로서 여러 가지로 머릿속이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서장훈은 평소보다 더 오래, 더 진득하게 몸을 풀었다.

결국 승부의 관건은 골밑일 가능성이 높았다. 동부는 김주성이 결장했다. 발목이 안 좋았다. 전자랜드로선 희소식이다. 초반부터 강하게 상대 골밑을 압박할 필요가 있었다. 서장훈은 자신의 역할을 분명히 인식했다. 1쿼터 적극적으로 윤호영-로드 벤슨과 맞붙었다. 1쿼터에만 9득점을 올렸다. 서장훈을 앞세운 전자랜드는 1쿼터 종료 시점 18-11로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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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박빙의 시소게임이 계속됐다. 동부는 김주성 없는 틈을 빠른 스피드로 메웠다. 윤호영이 안팎을 바쁘게 오갔다. 전자랜드는 서장훈과 허버트 힐이 착실하게 점수를 쌓아갔다. 승부는 4쿼터 막판에야 갈렸다. 종료 2분 30초를 남긴 상황에서 전자랜드 문태종이 스틸에 이어 레이업슛을 성공시켰다. 종료 36초 전엔 힐이 공격 리바운드에 이어 골밑 득점을 했다. 65-59.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결국 전자랜드는 65-61로 동부를 눌렀다. 맏형 서장훈은 경기 내내 제 몫을 다했다. 29분여를 뛰면서 3점슛 2개를 포함해 16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팀의 단독 1위 등극에 힘을 보탰다. 삼산체육관 뒤편 벽에 붙은 ‘서장훈, Living Legend(살아 있는 전설)’라는 펼침막 글귀는 그냥 써 놓은 게 아니었다. 창원에선 LG가 SK에 81-71로 이겼다. LG 문태영이 33득점 11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안양에선 KT가 인삼공사를 90-76으로 완파했다. KT 전창진 감독은 개인통산 300승을 달성했다. 동부와 KT는 공동 2위가 됐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10-12-27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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