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뚱뚱하면 자녀 비만 위험 5배 높다…부모에 ‘몸매’ 대물림”

“엄마 뚱뚱하면 자녀 비만 위험 5배 높다…부모에 ‘몸매’ 대물림”

이보희 기자
입력 2025-09-05 08:46
수정 2025-09-0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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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비만이면 자녀 비만 확률 5배 이상 증가
아버지보다 어머니 비만 더 큰 영향 미쳐
대한비만학회 “세대 간 건강 불평등 확산 우려”

비만 자료 이미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아이클릭아트
비만 자료 이미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아이클릭아트


부모가 비만이면 자녀의 비만 확률도 증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5일 대한비만학회의 ‘2025 비만 팩트시트’에 따르면 부모의 체질량지수가 높을수록 자녀가 비만일 확률은 증가해 아버지나 어머니가 2단계 비만 이상일 때 자녀의 비만 확률은 5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체질량지수(BMI)는 개인의 신장과 체중을 바탕으로 계산하는데, 비만·과체중의 진단 기준이 된다.

비만 팩트시트는 건강보험공단 및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활용해 우리나라 비만 현황을 분석한 자료다. 비만은 세계보건기구의 아시아태평양 기준에 따라 BMI 25㎏/㎡ 이상으로 정의됐다.

단계별 비만의 정의는 대한비만학회 진료지침 권고에 따라 1단계 BMI 25~29.9㎏/㎡, 2단계 30~34.9㎏/㎡, 3단계 35㎏/㎡ 이상으로 정의됐다. 복부비만은 허리둘레가 남자는 90㎝ 이상, 여자는 85㎝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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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자료 이미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아이클릭아트
비만 자료 이미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아이클릭아트


남아의 비만은 아버지의 비만에 더 양향을 많이 받았다. 아버지가 2단계 비만 이상일 경우 남아의 비만은 5.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아 비만은 어머니의 비만에 더 많이 영향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머니가 2단계 이상일 경우 여아 비만은 5.7배 늘어났다.

자녀의 비만은 아버지의 비만(2.2배)보다 어머니의 비만(2.7배)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 부모 모두 비만일 경우 자녀의 비만은 5.9배 증가했다. 부모 모두 비만일 경우 남아의 비만은 5.3배, 여아의 비만은 7.0배로 급격히 늘었다.

외동의 비만 유병률(14%)이 다자녀의 비만 유병률(13.%)보다 높고, 첫째 자녀의 비만유병률(15.1%)이 둘째 이상인 자녀의 비만 유병률(11%)보다 높았다.

학회는 “부모의 비만이 자녀의 비만으로 이어지는 가족적 연관성이 나타나, 비만이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세대 간 건강 불평등으로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전체 성인 비만율은 최근 3년간(2021~2023년) 38.4%로 나타났다. 성인 3명 중 1명 이상이 비만인 셈이다.

소아청소년의 비만 유병률은 13.8%로 나타났다. 남아에서의 비만 및 과체중 유병률은 8세부터 증가해 14세에 28.3%로 가장 높았고, 여아에서의 비만 및 과체중 유병률은 16세부터 증가해 17세에 26.7%로 가장 높았다.

“엄마 유전자가 자녀 체중에 미치는 영향 더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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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빠의 BMI(녹색)는 자녀의 BMI와 유사한 수준으로 일관되게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그러나 엄마와 아빠의 유전자 중 자녀에게 전달되지 않은 유전자의 영향(주황색)에서는 아빠의 경우 거의 연관성이 없었으나 엄마의 유전자는 자녀 BMI에 직접 유전 효과의 25~50% 수준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PLOS Genetics 제공
엄마와 아빠의 BMI(녹색)는 자녀의 BMI와 유사한 수준으로 일관되게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그러나 엄마와 아빠의 유전자 중 자녀에게 전달되지 않은 유전자의 영향(주황색)에서는 아빠의 경우 거의 연관성이 없었으나 엄마의 유전자는 자녀 BMI에 직접 유전 효과의 25~50% 수준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PLOS Genetics 제공


한편 앞서 지난 8월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리암 라이트 박사팀이 과학 저널 플로스 유전학(PLOS Genetics)을 통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엄마는 ‘유전적 양육’(genetic nurture) 과정을 통해 자녀의 체중에 영향을 미쳐 아빠보다 아이의 과체중이나 비만에 더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트 박사는 “엄마의 유전자는 자녀에게 전달될 뿐 아니라 양육 환경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 자녀 체중에 간접적인 영향을 준다”며 “엄마의 유전자는 물려준 유전 특성 이상으로 자녀 체중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엄마의 유전자가 자녀에게 전달되지 않은 경우에도 양육 환경 형성에 영향을 줌으로써 자녀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라이트 박사는 이를 ‘유전적 양육’이라고 정의했다.

엄마의 유전자는 자신의 체중이나 식습관, 임신 중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이는 결과 자녀의 발달과 장기적인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라이트 박사는 “이 연구는 엄마를 탓하자는 게 아니라 가족이 자녀의 장기적 건강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도록 돕자는 것”이라며 “특히 임신 중 맞춤형 개입으로 엄마의 BMI를 낮춘다면 비만의 세대 간 영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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