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실패 공작소… 빠르게 경험하고 혼자 해결하게 하라”

“대학은 실패 공작소… 빠르게 경험하고 혼자 해결하게 하라”

김희리 기자
김희리 기자
입력 2017-10-25 22:44
수정 2017-10-25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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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2:미래 교육-협력하는 괴짜 키우기] 플러머 교수 “주입식은 버리고 새 정보 효율적 습득법 도와야”

로스 디렉터 “비판적 사고 유도”
조벽 교수 “집단지능 향상 절실”
“경직된 교육제도 혁신 위해선 제도적 변화 뒷받침돼야” 지적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은 지식을 그저 습득하기만 하는 ‘모범생’이 아니라 다양한 맥락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력을 갖춘 ‘괴짜’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여기에서 말하는 창의력은 사회에서 활용이 가능해야 한다는 점에서 세계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협력성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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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서울미래컨퍼런스’에서 패널들이 토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좌장 김우승 한양대 교수, 남궁문 한국원격대학협의회 회장, 짐 플러머 스탠퍼드대 교수, 강정애 숙명여대 총장, 민상기 건국대 총장, 조벽 숙명여대 석좌교수, 켄 로스 미네르바스쿨 아시아지역 디렉터, 김기영 한국기술교육대 총장, 김영곤 교육부 대학지원관.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2017 서울미래컨퍼런스’에서 패널들이 토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좌장 김우승 한양대 교수, 남궁문 한국원격대학협의회 회장, 짐 플러머 스탠퍼드대 교수, 강정애 숙명여대 총장, 민상기 건국대 총장, 조벽 숙명여대 석좌교수, 켄 로스 미네르바스쿨 아시아지역 디렉터, 김기영 한국기술교육대 총장, 김영곤 교육부 대학지원관.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25일 ‘2017 서울미래컨퍼런스’의 두 번째 세션 ‘협력하는 괴짜를 키우는 미래 대학 교육’에서 첫 발제를 맡은 짐 플러머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스탠퍼드 공대의 실험적 강의 프로그램인 ‘D스쿨’을 예로 들며 “‘빠르게 여러 번 실패하는 경험’을 통해 학생의 문제해결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대학 교육의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D스쿨은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르치기 위한 실습 프로그램이다. 그는 “공학의 학문적 반감기는 통상 3~5년에 불과하다”면서 “문제를 스스로 파악해 실패에 부딪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단련시키는 것이 교육의 목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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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켄 로스 미네르바스쿨 아시아지역 디렉터는 “지금의 대학 교육은 현대사회의 빠른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여전히 14세기 무렵 초기 대학의 주입식 교육 문화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하며 “미래의 교육은 학습이 이뤄지는 장소와 방식, 주제 모든 분야에 있어서 비판적인 사고를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전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공별로 칸막이가 돼 있고 분절된 지식을 학생들이 강의실을 옮겨다니며 수강해야 하는 물리적인 캠퍼스에서 탈출해 무엇을 왜 배우고, 어떤 방식으로 습득해야 하는 것인지를 스스로 고민하는 것이 미네르바스쿨의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두 번째 세션의 마지막 발제자인 조벽 숙명여대 석좌교수는 “대한민국의 기성 대학 교육은 제조업 중심의 2차 산업에 최적화된 형태”라며 “인공지능(AI)으로 상징되는 4차 산업혁명 환경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기계의 정보처리 능력에 대응할 수 있는 ‘집단지능’을 키우는 게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에어비앤비, 구글, 페이스북 등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의 선구자라고 불리는 기업들은 예외 없이 집단지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냈다”면서 “결국 관계를 조율하고 아이디어를 교류하는 활동이 집단지능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일반적으로 창의력에는 호기심·모험심과 회복력 등이 동반되는데, 우리가 원하는 창의력은 실질적으로 경제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수요를 파악하는 사회정서적 역량까지 포함해야 한다”며 “기존의 한국 교육은 지능지수(IQ)로 대표되는 인지 교육을 중심으로 설계돼 왔지만, 그 중심축을 사회정서적 역량을 기르는 교육으로 이동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진행된 토론에 패널로 참석한 국내 대학 총장들은 교육 현장에서 혁신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방법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강정애 숙명여대 총장은 “혁신적인 커리큘럼을 학교에 도입하더라도 강의를 전달하는 교수의 인식 변화가 전제되지 않으면 효과를 담보할 수 없다”며 교육 종사자들의 혁신을 주문했다. 민상기 건국대 총장은 “한국의 경직된 교육제도나 노동시장 아래서 대학이 이룰 수 있는 혁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교육시장의 유연성을 위해서는 제도의 변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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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여러 번 실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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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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