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정장 빼입고 성형외과 털려던 어설픈 조폭

검은색 정장 빼입고 성형외과 털려던 어설픈 조폭

입력 2014-05-16 00:00
수정 2014-05-1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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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명 전원 검거…구직사이트 통해 범행 모의·가명 사용

조직폭력배 마냥 검은색 정장을 빼입고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를 털려던 떼강도 일당 6명이 모두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인터넷 구직사이트에서 만나 ‘한탕’을 결의했으며, 자신들끼리도 가명을 써 신원을 숨겼던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특수강도 혐의로 김모(40)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권모(24)씨 등 2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15일 오후 5시 40분께 검은 정장 차림으로 강남구 신사동의 한 성형외과에 침입한 뒤 의사 A(48)씨와 간호사 5명을 흉기로 위협해 꼼짝 못하게 했다.

김씨 등은 A씨의 양손목을 의자 팔걸이에 묶어놓은 채 “금고가 어디 있느냐”, “현금 3억원을 내놓으라”고 윽박질렀다.

그러나 A씨는 30여분만인 오후 6시 10분께 손을 풀고 창문으로 뛰어내리며 “강도야”라고 소리쳤다.

놀란 범인들은 곧장 1층으로 내려와 달아났지만 오후 11시께 고모(23)씨 등 3명이 서초구 서울고속터미널 인근에서 검거됐고, 나머지 세 명도 차례로 경찰에 자수했다.

조사결과 이들은 인터넷 구직사이트를 통해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밝혀졌다.

주모자 김씨가 구직사이트에 ‘돈 때문에 절망적인 사람 모이세요’란 광고를 올렸고, 이를 통해 무직자와 대학 4년생 등 6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김씨 등 4명은 서울 거주자이고 2명은 경북 경산과 경기도 화성에서 올라왔다.

이들은 사법당국의 추적을 방해하기 위해 전원 가명을 썼으며, 만난지 1주일만에 범행을 시도했다.

현금이 많을 것으로 판단해 성형외과로 범행 대상을 정했고, 범행 직전 공중전화를 이용해 성형 관련 상담을 예약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조사에서 이들은 검은색 정장을 맞춰 입은 까닭에 대해 “보다 위압적으로 보이고, 조직폭력배라고 생각해 신고를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동기 등에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 있는 만큼 모의과정과 범행도구 구입 등 준비과정, 범행대상 선정, 피의자 각자의 역할 등을 구체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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