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빛 발견] 활용/이경우 어문팀장

[말빛 발견] 활용/이경우 어문팀장

이경우 기자
입력 2018-03-07 22:50
수정 2018-03-08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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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 어문부 전문기자
이경우 어문부 전문기자
‘오다’는 국어사전의 표제어에서나 볼 수 있다. 실제 언어생활에서는 ‘오다’를 찾기 힘들다. 대신 ‘온다, 오느냐, 와라, 와, 오게, 오고, 오니’ 같은 형태들이 오고 간다. 우리말의 동사나 형용사들은 이렇게 어미를 변형시키며 뜻을 전달한다.

규칙적인 것만은 아니다. 어떤 단어는 특정 환경의 제약을 받고, 일부는 특별한 형태로만 활용한다. 오해를 낳고, 서툴게 어미를 바꾸는 일도 생긴다.

‘가지다’의 준말 ‘갖다’는 ‘갖고, 갖는, 갖기’와 같이 활용한다. 모음 어미가 붙는 ‘갖아, 갖으러’라고 하지 않는다. 준말에서는 모음 어미가 오는 것을 꺼리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그가 갖은 책’에서 ‘갖은’은 어색한 형태가 되고 만다. 이때는 ‘갖은’이 아니라 ‘가지다’의 활용형 ‘가진’이어야 자연스럽다. ‘내딛다’도 준말이어서 ‘내딛은’으로 활용하지 않는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활용 형태들이 있다. 국어사전 이용자들은 이 문제도 국어사전이 적극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 지금도 물론 국어사전에 활용 형태가 제시돼 있다. 그러나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올 들어 ‘고려대한국어대사전’이 모바일 사전에 기본형뿐만 아니라 활용형도 표제어로 올리기 시작했다. ‘치르다’도 싣고, 활용형 ‘치러’도 표제어로 올렸다. 한데 그른 표기 ‘치뤄’도 올리면 더 친절한 국어사전이겠다.

wlee@seoul.co.kr
2018-03-08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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