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악의 재난 속에서 빛 발한 日국민 성숙함

[사설] 최악의 재난 속에서 빛 발한 日국민 성숙함

입력 2011-03-15 00:00
수정 2011-03-15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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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대지진 참사 속에서 일본 국민의 성숙한 질서의식이 빛을 발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인류가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일본이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시민의식은 인류정신이 진화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사태를 극복할 수 있는 나라가 있다면 바로 일본” “그들의 인내·용기는 대단하고 경이롭다.”고 경탄하고 있다. 지진 나흘째인데도 여진·쓰나미·방사능 누출 등 3중의 재난이 숨 돌릴 틈도 없이 밀어닥치고 있다. 생활필수품이 떨어졌다. 물·전기도 부족하다. 그러나 사재기나 새치기, 약탈은 없다. 통곡·울부짖음도 없어 “소름끼칠 정도로 냉정하고 차분하다.”는 평을 듣는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일본이 세계 3위의 경제규모를 유지하는 내재 동력일 것이다.

지진이나 화산 폭발, 태풍 등 일상적인 재해를 극복해야 하는 자연환경 때문에 몸에 익었다고는 하지만 재해 때 노약자들을 먼저 배려하는 일본의 문화가 국가적 재앙을 맞아 한층 빛을 내고 있다. 본심이야 어찌됐든 질서 있는 위기 대처 모습은 세계인을 놀라게 하고 있다. 사과하고 남을 먼저 배려하는 것이 겉치레일지는 몰라도 커다란 위기 때마다 국민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 신문이나 방송은 국민의 불안감을 부추기는 표현은 자제하고, 사망자·실종자 통계는 최소 수치로 보도한다. 정부는 원전사고 등에 대처가 늦었다는 지적도 받지만 차분하게 재난 극복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이라는 거대한 조직체가 기계처럼 일사불란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위기 상황에서 나라의 국민성과 국격이 드러난다. 지금 일본 국민은 국격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평소 수많은 훈련이 계속돼 나올 수 있는 행동들이다. 정부에 대한 믿음이 작용했을 것이다. 당국의 안내에 따라 흔들림 없이 질서있게 대피를 한다. 정부의 지시에 따르면 정부가 자신을 위해 뭔가 반드시 해 줄 것이라는 믿음과 경험이 작용했을 것이다. 그래서 원전 추가폭발 등 2차·3차 재난도, 수도권 교통대란과 제한 송전 등도 참아내고 기다린다. 최악의 재난 앞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일본 국민의 성숙함에 찬사와 함께 응원을 보낸다. ‘간바레 닛폰(힘내라 일본), 다치아가레 닛폰(일어서라 일본).’
2011-03-1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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