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선업(善業)/구본영 논설실장

[길섶에서] 선업(善業)/구본영 논설실장

입력 2014-08-07 00:00
수정 2014-08-0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얼마 전 고령화 시대라는 요즘 기준으로는 너무 일찍 세상을 뜬 어느 선배를 조문했다. 썰렁할 것으로 예상했던 상가는 뜻밖에도 문상객들로 붐볐다. ‘정승 집 개가 죽으면 (조문객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정승이 죽으면 개 한 마리 얼씬거리지 않는다’는 옛 속담이 무색할 정도였다.

그래서 인과응보를 강조하는 불가(佛家)에서 쓰는 ‘선업신공’이란 말이 생각났다. ‘착한 일은 많이 하면 행운이 따르게 된다’는 뜻이다. 고인과는 저마다 다른 인연을 갖고 있을, 수많은 추모객들을 보며 틀린 화두는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다만 내세를 믿지 않은 사람들로선 이 각박한 세상을 살다가 죽은 뒤에 극락에 가는 게 무슨 소용이 닿겠느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현세를 중시하는 유교에서도 ‘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이라고 강조하고 있지 않은가.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으며, 반드시 도와주는 이웃이 있다’는 뜻인, 논어의 한 구절이다. 문득 친구들의 십시일반의 도움을 받아 병마를 딛고 사업에서 재기한 한 지인의 최근 사례가 떠올라 혼자 고개를 주억거렸다.

구본영 논설실장 kby7@seoul.co.kr
2014-08-07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