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모계사회의 유산/김성곤 논설위원

[길섶에서] 모계사회의 유산/김성곤 논설위원

김성곤 기자
입력 2018-10-22 17:50
수정 2018-10-22 18:1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가족 중에 어린아이가 있는 것은 큰 기쁨이다. 웃음이 끊이지 않고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나도 여동생에게 딸린 어린 조카 둘이 있어 집에 오면 가끔 용돈도 주고 선물도 한다. 중단할 수 없는 것이 조카사랑이다. 얼마 전 유명한 닭발집에서 본 광경이다. 한 젊은 엄마가 너덧 살쯤 된 딸을 데리고 와 역시 포장 주문을 한다. “낼 막내 고모 만나면 어떻게 할지 알지…. 치마 사달라고 꼭 해야 돼. 선물주는 고모는 막내 고모밖에 없잖아.” 열심히 가르치는데 어린 딸은 엄마 말에 집중하지 않는다. 빙긋이 웃음이 나온다.

문득 생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은 이모인데 고모라니. 사실 고모가 조카 챙기는 것은 익숙한 모습은 아니다. 여행지에서 이모와 온 조카들은 많아도 고모와 온 조카들은 흔치 않다. 이모들은 조카를 마치 자기 자식처럼 챙긴다. 외가편향은 어르신 모시는 데서도 나타난다. “응 딸하고 사위가 오자고 해서 왔어.” 흔히 듣는 말이다. “아들 며느리가 오자고 해서 왔어”란 얘길 듣기는 쉽지 않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대가족의 중심에는 대부분 친정 부모님들이 자리하고 있다. 모계사회의 유산인가. 갈수록 무게중심은 처가로 옮겨간다. 이래저래 딸 없는 부모는 서럽다.

2018-10-23 2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