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공개된 일기/박현갑 논설위원

[길섶에서] 공개된 일기/박현갑 논설위원

박현갑 기자
박현갑 기자
입력 2023-07-27 00:43
수정 2023-07-27 00:4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중학교 1학년 때 일이다. 등굣길에서 내 또래로 보이는 아이가 어머니 영정 사진을 들고 영구차로 가는 걸 봤다. 그날은 어버이날이었다. 안타까운 심정을 그날 저녁 일기에 남겼다. 당시 학교에서는 일기장을 검사했다. 일주일인지 한 달 간격인지는 기억이 흐릿하나 정기적으로 일기장을 제출해야 했다. 돌려받은 일기장엔 담임선생님의 소감이 적혀 있었다. 적색 수성펜으로 “참 잘했어요. 앞으로도 이쁜 생각 많이 키우세요”라고 적었던 것 같다. 선생님과의 짧은 교감이었지만 학생과 소통하려는 모습으로 기억된다.

요즘 초중고 학생들에게 일기장 검사는 사생활 침해다. 두발 자유화에 가벼운 화장도 허용하는 마당이니 언감생심이다.

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초등학교 교사의 일기장 일부가 언론에 공개됐다. “모든 게 다 버거워지고 놓고 싶다. 숨이 막혔다”는 내용에 교육계는 물론 정치권도 대책 마련으로 분주하다. 고인의 죽음이 공교육 정상화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
2023-07-27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