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지 “북한 핵포기 가능성 희미”

중국 관영지 “북한 핵포기 가능성 희미”

입력 2013-04-03 00:00
수정 2013-04-03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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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비핵화 목표 포기 시사 여부 주목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가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이 작아졌다고 지적하면서 중국이 이를 감안한 한반도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3일 ‘조선(북한) 핵이 통제불능 상태에 빠졌고, 중국은 임기응변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환구시보는 “북한 핵 문제가 거의 완전한 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다”며 “조선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이미 상당히 희미해졌다”고 진단했다.

환구시보는 외부 세계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승인할 수 없겠지만 실제 목표를 북한이 현 상태에서 핵 능력을 동결하고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도록 바꾸는 것이 더욱 현실성 있는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미국도 겉으로는 북한에 크게 화를 내면서 제재를 강화하고 군사적 압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미 북한에 핵을 포기하도록 요구하는 것을 포기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미국의 북한에 대한 핵 포기 요구가 점차 하나의 구호로 변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이런 가운데 중국이 한반도에 장차 닥칠 수 있는 돌발 상황을 미리 저지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면서 군사, 경제력 등 국력을 강화해 부단히 사후 대응 능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환구시보는 “중국도 계속 한반도 비핵화 구호를 큰 소리로 외치되 진지하게 추구하지 않는다면 훨씬 홀가분해질 것”이라며 “중국의 전략적 목표는 반도에서 큰 전란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는 것으로 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의 관영 매체에서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사실상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개적으로 제기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이다.

더욱이 환구시보는 민감한 국제 이슈에 대해 중국 당·정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이따금 해왔다는 점에서 이런 주장이 공개 제기된 것이 중국의 대 한반도 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해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강한 대북 영향력을 가진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사실상 포기하고 한반도 안정 유지를 최우선 정책 목표로 삼게 되면 북한의 비핵화 실현 가능성은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 안에서도 대북 정책에 관한 의견의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어 이 사설 게재만으로 중국의 대북 정책 변화를 점치기는 쉽지 않다”며 “다만 중국 내에서 이런 의견도 존재한다는 정도로 우선 이해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 당국자는 “환구시보 사설은 환구시보의 견해일 따름”이라며 “한반도 비핵화는 국제사회와 더불어 추구하는 목표로서 중국 정부 차원의 한반도 비핵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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