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서 수천명 군 행진…반군과 교전한 정부군 34명 사망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가 이라크 군과 교전 끝에 이라크와 시리아를 잇는 국경검문소를 손에 넣었다.이에 따라 이라크의 누리 알말리키 정부는 국경 통제권까지 잃게 됐다.
이후 정부 편인 이슬람 시아파가 주축이 된 대규모 병력이 수도 바그다드에서 반격에 나설 채비를 하는 등 이라크 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와 연계 무장세력은 20일(현지시간) 국경검문소가 있는 소도시 알카임을 장악했고 이 과정에서 이라크 군인 34명이 숨졌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사망자 가운데는 알카임 지역을 지키는 마지드 알 페다위 사령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알카임은 라비아, 알왈리드와 더불어 시리아와 맞닿은 이라크 국경검문소 3곳 가운데 하나다.
북쪽에 있는 라비아는 쿠르드자치정부(KRG)의 군 조직인 페쉬메르가가 장악한 상태다.
서남쪽의 알왈리드는 소규모 경찰이 지키고 있어 ISIL의 공격에 오래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이라크 정부 관계자는 밝혔다.
이번 국경검문소 장악으로 ISIL은 시리아에서 무장대원은 물론 무기와 중장비를 손쉽게 들여오는 일이 가능해졌고 이들과 교전 중인 알말리키 정부로서는 큰 타격을 입게 됐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반군이 이라크-시리아 국경 지대를 장악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날 바그다드 북부에서는 이라크 정부 편에 선 병력 수천명이 열에 맞춰 행진했다. 이들은 기관총과 로켓포, 박격포, 미사일 등으로 중무장했다.
남부 아마라와 바스라 등에서도 군사행진이 거행됐다. 이 같은 군사행진은 시아파 정부 지지파의 군사력을 대내외에 과시함으로써 반군에 위압감을 주는 동시에 시아파의 결집을 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정부군과 ISIL은 전날 최대 정유공장이 있는 바이지 인근에서 치열한 교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라크 정부군은 전투기까지 동원해 4차례에 걸친 반군의 공격을 물리쳤다고 밝혔다.
바이지 정유공장은 현재 문이 닫힌 상태다.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약 200㎞ 떨어진 곳에 있는 바이지 정유공장은 이라크 정유처리의 약 3분의 1을 담당하는 중요한 시설이다.
바이지의 한 지역 소식통은 반군이 정부군과 격렬한 전투를 벌인 뒤 정유공장 주변에서 철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이지 시내는 반군이 여전히 장악한 상태라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이라크 전역에서는 전날 양측의 교전으로 최소 정부군 36명이 숨졌다. 이 가운데 16명은 안바르에서 이동 중 반군의 기습 공격을 받고 목숨을 잃었다.
이라크 정부군은 바그다드에서 동북쪽으로 90㎞ 떨어진 무크다디야를 재장악했으며 모술과 티크리트를 탈환하기 위해 대규모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라크 전역에서 충돌이 지속하자 이라크 제2위 석유회사가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원유 생산량을 축소했다.
국영 노던 오일 컴퍼니는 바이지 정유공장에 대한 원유 공급을 중단함에 따라 하루 원유 생산량을 종전 65만 배럴에서 30만 배럴로 줄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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