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세에 삼성·현대 광고서 BTS 사라져
국가 우선주의의 문화 브랜드 공격 지적

‘밴플리트상’을 받은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앞줄 오른쪽)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한국전쟁을 한미 양국의 고난의 역사라고 언급한 그의 발언에 중국 누리꾼들이 격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유튜브 캡처
NYT는 12일(현지시간) ‘BTS는 한국 전쟁 희생자들을 기렸지만, 일부 중국인은 모욕을 감지했다’ 제하 기사에서 중국 네티즌들이 BTS의 한국전쟁 발언에 반발한 것을 다뤘다. 발단은 앞서 7일 BTS 리더 RM이 한미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받은 밴 플리트상 시상식에서 “한국전쟁 70주년인 올해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희생을 기억해야 한다”고 밝힌 소감이었다. 중국 네티즌들은 “BTS가 ‘항미원조’(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 역사를 무시한 채 희생된 중국 군인들과 중국을 모욕했다”는 논리로 흥분했다. 이에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 ‘BTS 에디션’이 삼성 중국어 웹사이트 및 온라인 판매 사이트에서 사라지고, 베이징 현대차·휠라도 BTS를 쓴 홍보물을 웨이보에서 지우는 등 우리 기업들이 발 빠르게 대응했다.
그러나 NYT는 “(BTS는)진심 어린 포용성으로 잘 알려진 인기 보이밴드이고, (수상소감은) 악의 없는 말 같았다”며 “하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지체 없이 공격하는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번 논란은 중국 내 강해지는 민족주의로 인해 외국 브랜드들이 직면한 위험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에서 대형 브랜드들이 마주할 수 있는 ‘정치적 지뢰’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2020-10-14 2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