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 개원 70주년 ‘야진연’
119년 전 고종 ‘기로소’ 입소 축하덕수궁 함녕전서 열린 잔치 재현
임금 장수 기원 궁중예술의 백미
LED로 밤하늘 표현 화려함 더해

국립국악원 제공
국립국악원이 개원 70주년 기념 대표공연으로 14일까지 선보이는 ‘야진연’ 공연 중 ‘제수창’. 임금의 덕이 높아 상제께서 장수로 보답해 창성하게 한다는 내용의 구호를 담았다.
국립국악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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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이 개원 70주년을 기념해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선보이는 ‘야진연’(夜進宴)은 고종이 기로소(耆老所)에 입소하게 된 것을 축하하는 진연 중 밤에 열었던 잔치를 재해석했다. 기로소는 조선시대 고위 문신들을 예우하기 위해 설치한 기구다. 당시 조정 원로들에게 기로소 입소는 영예로운 일이었고, 조선시대 임금 중에서도 태조와 영조, 숙종, 고종만 들어갔다.
119년 전 고종의 기로소 입소를 축하하는 뜻을 담아 황태자(순종)와 백관들이 ‘외진연’(外進宴)을 열었고 다음날 왕실 가족과 친인척, 명부가 참석해 ‘내진연’(內進宴)을, 그리고 그날 밤 해시(亥時·오후 9~11시)에는 황태자가 황제에게 ‘야진연’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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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진연’이 재현한 10폭 병풍 ‘임인진연도병’ 중 8폭에 담긴 잔치 모습.
국립국악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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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진연’에선 고운 의상과 절제의 멋이 담긴 정재와 음악까지 궁중예술의 백미를 볼 수 있다.
국립국악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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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화 국립국악원 국악연구실장은 “내년이 임인년이기도 하고 대한제국 이후 격변했던 시기에 궁중에서 열린 진연을 이 시대에 돌아보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어려운 역사 속에서도 묵묵히 버텨 온 찬란한 전통 예술이 전하는 깊은 울림과 감동을 관객들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21-04-12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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