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만 남는 지구”

“인간만 남는 지구”

입력 2010-05-12 00:00
수정 2010-05-12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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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환경파괴’ 경고

“지속적인 삼림 파괴는 이상 기후와 강수량의 급격한 변화를 만들어냈다. 인간을 제외한 동식물은 지구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강과 호수의 오염은 결국 주민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이제 자연환경을 되돌리는 건 불가능한 단계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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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타주에 있는 빙엄 협곡 구리광산. 폭 4.5㎞, 깊이 1㎞나 되는 세계 최대 노천광산이다. 광산 채굴은 그 지역 거주민뿐 아니라 주변 환경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남아프리카 보츠와나 오카방고 삼각주에서 기린들이 물을 마시고 있다. 오카방고 삼각주는 경제적가치가 보츠와나 국내총생산(GDP)의 2.6%에 달하는 1억 4500만달러로 추산된다(오른쪽 작은사진). 아름드리 나무가 사막화로 말라죽어가고 있다(왼쪽 사진).
미국 유타주에 있는 빙엄 협곡 구리광산. 폭 4.5㎞, 깊이 1㎞나 되는 세계 최대 노천광산이다. 광산 채굴은 그 지역 거주민뿐 아니라 주변 환경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남아프리카 보츠와나 오카방고 삼각주에서 기린들이 물을 마시고 있다. 오카방고 삼각주는 경제적가치가 보츠와나 국내총생산(GDP)의 2.6%에 달하는 1억 4500만달러로 추산된다(오른쪽 작은사진). 아름드리 나무가 사막화로 말라죽어가고 있다(왼쪽 사진).
유엔이 자연파괴와 환경오염이 인간을 멸망으로 이끄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충격적인 보고서를 내놓았다.

지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생태시스템(eco-system)이 이미 제기능을 상실하는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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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지역 생물은 59% 사라져

유엔환경계획(UNEP)과 생물다양성협약(CBD) 사무국은 10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에서 ‘제3차 세계 생물다양성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부터 2006년까지 36년 동안 지구상에 서식하는 생물종의 31%가 사라졌다. 특히 열대지역에서는 59%, 청정해역에서는 41%의 생물종이 자취를 감췄다.

동물 중에서는 양서류와 새들이 가장 크게 줄어들었다. 1960년대 이후 양서류의 42%, 조류의 40%가 사라졌다.

●인구억제 등 획기적 전략 필요

생물종의 손실은 더 이상 자연에만 머무르지 않고 가축과 농작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럽의 농장에서 키우는 조류의 숫자는 1980년의 절반으로 줄었다. 또 토양의 질이 저하되면서 곡물생산량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아킴 스타이너 UNEP 사무총장은 “인간은 혼자 살아갈 수 있다는 환상을 갖고 있지만,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생물다양성 보존에 재정위기 못지 않은 돈을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현재 각국이 시행하고 있는 자연보호구역 지정 확대, 오염물질 배출 규제 등의 수단만으로는 더 이상 동식물의 멸종을 막을 수 없다며 토지사용 및 어업 규제, 인구증가 억제 등 획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생물 보존목표 달성 국가 ‘0’

유엔 CBD사무국은 “2010년까지 생물다양성 손실률을 현저히 줄이겠다고 지난 2002년 합의한 193개 회원국 가운데 목표치를 달성한 나라가 한 곳도 없다.”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보고서는 생물종을 보호하려는 우리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좀 더 강력한 조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세계 생물다양성 전망 보고서’는 2001년 11월과 2006년 3월 두 차례 발표됐으며 올해 ‘유엔이 정한 세계 생물다양성의 해’를 맞아 3차 보고서가 작성됐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2010-05-1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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