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초·인터넷 없는 메신저…ICT기술로 진화하는 촛불집회

LED초·인터넷 없는 메신저…ICT기술로 진화하는 촛불집회

입력 2016-11-19 11:44
수정 2016-11-1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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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피켓 자동 생성기·촛불 앱…집회 현장에서는 SNS 1인 방송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3차 집회에서 한 시민이 스마트폰 촛불 어플리케이션으로 빛을 밝히고 있다. 2016.11.12 연합뉴스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3차 집회에서 한 시민이 스마트폰 촛불 어플리케이션으로 빛을 밝히고 있다. 2016.11.12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한 달째 열리고 있는 촛불집회에 정보통신기술(ICT) 등 최신 기술이 접목되고 있다.

2000년대 초 시민들이 촛불 하나를 들고 목소리를 내던 촛불집회는 이러한 변화로 급속히 진화하고 있다.

◇ 촛불보다 밝은 LED초·스마트폰 초 ‘눈길’

19일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등에 따르면 ‘최순실 게이트’로 분노한 시민들은 지난달 29일부터 매주 토요일 도심에 모여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촛불집회의 풍경이 2002년 효순이·미선이 추모집회나 2008년 광우병 집회와 비교해 눈에 띄게 달라진 지점은 실제 촛불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신 건전지를 사용하는 LED초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밝히는 초가 집회 현장에서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촛불은 불을 사용하기에 대규모 인원이 모이면 화재의 위험이 크다. 아울러 촛농이 바닥이나 옷가지에 떨어지면 제거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다.

반면 LED는 전기 에너지를 빛 에너지로 거의 100% 변환할 수 있는 효율이 높은 발광기기로 촛불보다 훨씬 밝다.

과거에는 가격이 높았지만 2010년대에 양산에 성공하면서 가격도 무척 싸졌고 재활용도 가능하다.

스마트폰 초 역시 드물지 않게 보인다. 무료로 배포하는 앱을 내려받으면 촛불의 색깔, 크기 등을 손쉽게 조정해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종이에다가 하고 싶은 말을 직접 적어 나오던 손 피켓도 시인성이 높은 스마트폰으로 대체되고 있다.

앱이나 웹 기반인 ‘스마트폰 피켓 자동 생성기’로 원하는 문구는 물론 색깔까지 지정, 스마트폰으로 띄워 집회 현장에서 들고 다니는 참가자들도 눈에 띄고 있다.

◇ SNS 메신저도 진화…인터넷 없이도 메시지 송수신 가능

최근 도심 집회에서는 최대 100만명이 한정된 공간에 몰리면서 통신망에 과부하가 걸려 ‘먹통’이 되기도 했다.

이동통신사들은 이동형 차량 기지국을 현장에 배치했음에도 먹통 현상이 간헐적으로 발생했다. 전화는 물론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조차 작동되지 않는 상황이 생기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대안으로 인터넷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SNS에 눈을 돌리고 있다.

‘파이어챗(FireChat)’이라는 앱을 이용하면 인터넷 접속 없이도 스마트폰으로 문자 기반 메시지를 무료로 송수신할 수 있다. 이른바 ‘메시 네트워킹(mesh networking)’이라는 기술을 이용한다.

인터넷망 대신 반경 61m 안에 있는 다른 스마트폰의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통신 기능을 통해 메시지를 수신자가 받을 때까지 주변에 주고받기를 반복한다.

중간에 운 좋게 인터넷에 접속한 스마트폰이 있다면 서버로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받는 과정을 단축하는 기능도 있다. 수신자에게 도달할 때까지 그 내용은 암호화된다.

이 앱은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에서 중국 당국이 SNS를 차단하자 사용이 급증하기도 했다.

◇ 집회 일정 SNS로 대량 전파…현장에서는 ‘1인 방송’

과거에는 촛불집회 일정을 알음알음 알 수밖에 없었다면, 이제는 주최 측이 SNS로 대량 전파할 수 있게 되면서 참가자를 늘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촛불집회를 주최해오고 있는 퇴진행은 수만명이 ‘좋아요’를 누른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집회 일정과 공지 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이 글은 다시 다른 개인이 공유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퍼지는 효과가 생긴다.

집회 참가자들이 현장을 알리는 방법도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현장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사후에 SNS에 올리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제는 스마트폰만 있다면 누구나 실시간으로 생생하게 집회 현장을 중계할 수 있게 됐다. 페이스북이 올해 4월 ‘페이스북 라이브’라는 1인 방송 기능을 내놓는 등 ICT 기술의 진보로 무거운 방송 전문 기기가 필요 없게 되면서부터다.

실제로 최근 집회 현장에서는 ‘셀카봉’에 스마트폰을 달고 이어폰 마이크를 통해 현장을 실시간 중계하고 해설하는 시민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1인 방송을 하는 시민들은 집회에서 일종의 ‘감시자’ 역할을 하며 경찰의 폭력 진압은 물론 집회를 과격하게 몰고 가려는 참가자들을 제지하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밖에 촛불집회에 참가하지 못한 시민들은 촛불을 더 환하게 밝히자는 취지로 오후 7시부터 3분간 가정집이나 사무실의 전등을 끄는 ‘불 끄기 운동’을 SNS를 통해 전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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