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기에 맞은 상처, 싸늘하게 죽어…” 오리 가족의 비극

“둔기에 맞은 상처, 싸늘하게 죽어…” 오리 가족의 비극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25-08-18 14:20
수정 2025-08-1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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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삼성천 ‘마스코트’
지난해 돌팔매질에 한마리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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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시 삼성천에 살던 ‘오리 가족’ 중 한 마리 ‘이순이’가 둔기로 맞은 듯한 상처를 안고 지난 16일 숨을 거둔 채 발견됐다. 자료 : 유튜브 ‘오리엄마’
경기 안양시 삼성천에 살던 ‘오리 가족’ 중 한 마리 ‘이순이’가 둔기로 맞은 듯한 상처를 안고 지난 16일 숨을 거둔 채 발견됐다. 자료 : 유튜브 ‘오리엄마’


경기도 안양시 삼성천의 ‘마스코트’로 주민들의 사랑을 받던 오리 가족 중 한 마리가 숨을 거뒀다. 오리 가족 세 마리 중 한 마리가 지난해 돌팔매질을 당해 죽었는데, 또 다른 한 마리마저 학대로 의심되는 상해로 죽음에 이른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과 공분을 사고 있다.

‘삼성천 오리가족’을 돌보며 소식을 전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오리엄마’ 운영자 A씨는 지난 16일 공개한 영상을 통해 “16일 오전 5시쯤 오리 밥을 챙겨주러 안양천을 찾았다 죽은 ‘이순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삼순이만 보이고 이순이는 보이지 않았고, 삼순이는 나를 보더니 도망가기에 급급했다”면서 “이상하다 싶어 찾아보니 이순이는 다리 밑에 엎드려 있었는데, 목 뒷부분에 둔기에 맞은 듯한 상처와 함께 싸늘하게 죽어 있었다”고 전했다.

“기가 막혔고 하염없이 눈물만 나왔다”는 A씨는 “삼순이는 밥도 먹지 않고 이순이가 죽은 자리에만 머물고 있다. 동물이 말을 못할 뿐 다 아는 것을 느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경찰에 신고했고 곧 수사가 시작될 것이며, 사건 당일 오리 가족이 머물던 냇가 근처에서의 제보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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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시 삼성천에 살던 ‘오리 가족’ 중 한 마리 ‘이순이’가 둔기로 맞은 듯한 상처를 안고 지난 16일 숨을 거둔 채 발견됐다. 사진은 주민들이 삼성천에 붙인 경고문. 자료 : 유튜브 ‘오리엄마’
경기 안양시 삼성천에 살던 ‘오리 가족’ 중 한 마리 ‘이순이’가 둔기로 맞은 듯한 상처를 안고 지난 16일 숨을 거둔 채 발견됐다. 사진은 주민들이 삼성천에 붙인 경고문. 자료 : 유튜브 ‘오리엄마’


A씨는 삼성천에 거주하는 오리 가족 ‘일순이’와 이순이, 삼순이를 비롯해 여러 오리들을 돌봐왔다. 지난해 4월 누군가가 던진 돌에 일순이는 다리를 크게 다쳤고, 이순이는 눈 주위를 다쳐 실명 위기에 놓였다.

A씨의 보살핌과 병원 치료 덕에 이순이는 회복했지만 일순이는 끝내 숨을 거뒀다. 이에 주민들은 오리 가족이 머무는 냇가 근처에 “오리를 학대하지 말아달라”는 현수막을 붙이고 오리 보호에 나섰지만, 이순이마저 학대 피해를 당해 숨졌다.

오리 가족을 아껴왔던 주민들과 네티즌들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말 못하는 동물을 함부로 죽이지 못한다”, “폐쇄회로(CC)TV 설치를 요구했을 때 바로 설치됐다면 이런 일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한편 야생생물법에 따르면 누구든지 동물에게 도구 등 물리적 방법을 사용해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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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시 삼성천에 살던 ‘오리 가족’. 자료 : 유튜브 ‘오리엄마’
경기 안양시 삼성천에 살던 ‘오리 가족’. 자료 : 유튜브 ‘오리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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