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냐, 섬뜩하다” 지하에 갇힌 비운의 동상…‘사자보이즈’ 덕에 부활하나

“저승사자냐, 섬뜩하다” 지하에 갇힌 비운의 동상…‘사자보이즈’ 덕에 부활하나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25-09-04 12:55
수정 2025-09-04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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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앞 설치됐다 ‘무섭다’ 민원에 철거
‘케데헌’ 사자 보이즈 인기에 재설치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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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나성동 정부세종청사 국세청 앞에 2018년 설치됐다 이듬해 철거된 ‘흥겨운 우리 가락’ 조형물(왼쪽). ‘저승사자’를 닮아 무섭다는 민원에 철거됐지만,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사자 보이즈’(오른쪽)와 닮았다며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자료 : 연합뉴스·넷플릭스
세종시 나성동 정부세종청사 국세청 앞에 2018년 설치됐다 이듬해 철거된 ‘흥겨운 우리 가락’ 조형물(왼쪽). ‘저승사자’를 닮아 무섭다는 민원에 철거됐지만,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사자 보이즈’(오른쪽)와 닮았다며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자료 : 연합뉴스·넷플릭스


세종시 국세청사 앞에 설치됐다 ‘흉물’이라는 민원을 받고 철거된 조형물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열풍을 타고 부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저승사자와 비슷하다며 “섬뜩하다”는 불만이 쏟아졌는데, 애니메이션 속 ‘사자 보이즈’와 닮아 뒤늦게 화제로 떠오른 덕이다.

4일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당국은 세종시에 설치됐다 2019년 철거된 ‘흥겨운 우리 가락’이라는 이름의 조형물을 다시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당 조형물은 2014년 12월 세종시 나성동 정부세종청사 국세청 앞에 처음 세워졌다. 청사관리본부가 공모를 통해 총 11억여원을 들여 세운 6개 조형물 중 하나로, 한복 차림에 갓을 쓴 남성이 ‘한량무’ 춤사위를 펼치면서 양팔을 벌려 날아오르는 형상으로 제작됐다.

조형물이 세워진 뒤 시민과 공무원들은 “무섭다”고 호소했다. 검은색 동상의 기괴한 웃는 얼굴과 옷차림이 마치 저승사자를 보는 것 같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특히 밤이나 궂은 날씨에 마주치면 섬뜩하다는 민원까지 제기됐고, “혈세로 흉물을 만들었다”는 비판마저 나왔다. 결국 조형물은 몇달 뒤 소방청 청사 주변으로 옮겨졌지만, “재난 대응 부처 옆에 저승사자 동상은 적절하지 않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결국 조형물은 2019년 12월 철거돼 현재 정부세종청사 지하주차장에 임시 보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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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사자 보이즈’. 자료 : 넷플릭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사자 보이즈’. 자료 : 넷플릭스


이처럼 기억 속에서 사라진 ‘저승사자’ 조형물은 최근 ‘케데헌’ 인기와 맞물려 재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극중 악귀들로 결성된 보이그룹 ‘사자 보이즈’가 저승사자의 모습으로 공연장에 나타나 ‘유어 아이돌’을 부르며 관객들의 혼을 빼앗아가는 장면이 있는데, 이 장면 속 사자 보이즈의 모습과 조형물이 비슷하다는 점에서다.

네티즌들은 조형물이 애물단지로 전락해 지하 주차장에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공유하며 “혼문에 갇힌 진우(사자 보이즈 멤버)”, “저승사자를 구출해 시즌2를 만들자” 등의 댓글을 달았다. 국민신문고에는 조형물을 다시 설치해달라는 민원도 제기됐다.

다만 조형물의 재설치 여부는 문화예술진흥법에 따른 심의를 거쳐야 한다. 당국은 “부정적 여론으로 한 번 철거된 조형물을 여론에 따라 왔다갔다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 재설치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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