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했는데… 동물보호단체 “불에 태워 밭에 묻힌 개 사체 찾았다”

설마했는데… 동물보호단체 “불에 태워 밭에 묻힌 개 사체 찾았다”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입력 2025-09-12 16:50
수정 2025-09-1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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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안덕면서 지난 11일 화상 입고 죽은 유기견 사체 발견
떠돌이개 반려견 등록한 뒤 돌보던 딸과 다툰 70대 홧김에 범행
40대 딸, 마당에 6마리 유기견과 빈터에 5마리 유기견도 키워
동물단체 “격리조치 요청에도 서귀포시 묵살… 경찰 고발도 미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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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동물보호단체 구조팀이 지난 11일 서귀포시 안덕면 한 밭에 불에 태워 매장했던 믹스견 사체를 발견했다. 혼디도랑 제공
제주지역 동물보호단체 구조팀이 지난 11일 서귀포시 안덕면 한 밭에 불에 태워 매장했던 믹스견 사체를 발견했다. 혼디도랑 제공


제주에서 유기견을 불에 태워 죽인 뒤 밭에 묻은 것으로 추정되는 동물학대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12일 동물보호단체 혼디도랑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3시쯤 70대 남성 A씨가 관리하는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의 한 밭에서 죽은 믹스견 사체를 발견했다.

사체로 발견된 개는 수컷 2살로 추정되는 갈색 믹스견으로, 입과 목, 옆구리, 다리 등 몸 곳곳에 화상 흔적이 남아 있었다.

혼디도랑 김은숙 대표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제보에 따르면 A씨의 딸 B(40대)씨가 평소 사료를 주며 돌보던 떠돌이 개들 가운데 믹스견을 집 마당에서 키우고 있었는데 유기견 문제로 부녀간 말다툼을 자주 했다”면서 “이날도 아버지 A씨가 유기견들을 자꾸 데리고 오는 딸에 화가 나 홧김에 이같은 짓을 저지른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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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단체 구조팀이 믹스견 사체를 수습하고 있다. 혼디도랑 제공
동물보호단체 구조팀이 믹스견 사체를 수습하고 있다. 혼디도랑 제공


이어 “딸 B씨는 죽은 개 외에도 떠돌이 개 6마리를 반려견으로 등록한 뒤 마당(밭)에 묶어 키우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유기견들을 보호소로 보내자고 권유했지만 소유권 주장을 하며 반대해 돌아와야 했다”고 토로했다. 동물보호단체 구조팀은 설상가상 인근 빈터에도 또다른 유기견 5마리를 B씨가 반려견으로 등록을 한 뒤 묶어 키우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A씨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서귀포시청 공무원에게 “처음에는 약을 먹여 죽였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증거를 들이밀려고 하니까 불태워 죽인 사실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구조팀은 시청 공무원에게 경찰에 고발 조치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금명간 관할 서귀포경찰서에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떠돌이개가 불쌍하다고 무턱대고 반려견으로 등록하면 이같은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할 때 격리조치도 취하지 못하게 된다”며 “키우지 못하는 환경에서 연민 때문에 돌보는 것 보다 보호소로 보내 안전하게 보호하는게 유기견을 위한 최선의 선택”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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