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어머니 - 김남조 선생님 소천에

시의 어머니 - 김남조 선생님 소천에

최여경 기자
최여경 기자
입력 2023-10-12 01:38
수정 2023-10-12 01:3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김남조 시인
김남조 시인
선생님과 같은 하늘을 이고

같은 땅 위에서 같은 나라 같은 말을 쓰면서

같이 시를 쓰는 사람이어서 좋았습니다

살아서 여러 번 뵙고

즐거운 이야기 시의 이야기 많이 나누고

사랑까지 베풀어 주시어 참 좋았습니다

육신의 어머니는 아니지만

마음의 어머니 시의 어머니

영혼의 어머니

더 많은 사람의 이웃이요

진정한 위로자이자 벗이요

마음의 파수꾼

이제 아흔여섯 해 지상의 생명을 다하고

하느님 부르심 받았으니

안녕히 가시어요

함께한 날들이 모두가

꽃밭이었고 축제였답니다

당신이 세상에 먼저 시인이셔서

저희도 따라서 시인이고 싶었고

자랑스러운 시를 쓰고 싶었답니다

안녕히 가시어요 어머니

지상에서 살며 육신으로 아프셨으니

하늘나라에 가서는 아프지 마시고

이제는 지팡이 놓고 휠체어 놓고

편한 걸음으로 천천히 하늘나라 가시어요

다시 뵙는 날 기쁘게 웃겠지요

다시 뵙는 날 그 나라에서

새로 쓰신 시 차근차근 읽어 주시어요

어머니 어머니 시의 어머니.
이미지 확대
나태주 시인
나태주 시인
나태주 시인이 김남조 시인의 별세 소식에 “오랫동안 마음으로 어머니처럼 모셨던 분이 소천하시니 슬픈 마음을 감출 길 없다”며 애도의 뜻을 담은 시를 보내왔습니다.
2023-10-12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가수 유승준의 한국비자발급 허용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가수 유승준이 한국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세 번째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다만 이전처럼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이 법원 판단을 따르지 않고 비자 발급을 거부할 경우 한국 입국은 여전히 어려울 수 있다. 유승준의 한국입국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1. 허용해선 안된다
2. 이젠 허용해도 된다
3. 관심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