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우리

입력 2020-05-03 23:02
수정 2020-05-04 04:2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시는 위로다] <3>안주철 시인

이미지 확대
일러스트 조숙빈 기자 sbcho@seoul.co.kr
일러스트 조숙빈 기자 sbcho@seoul.co.kr
달콤한 우리

내 이름으로 부르면 아무도 오지 않는다
당신의 이름으로 부르면 당신만 오는 것 같다

우리라고 부르면
나도 아니고 당신도 아니어서 어리둥절하지만
눈물이 조금 맺혀 있을 것 같아서 슬프지만
외롭지 않은 먼 길

혼자 자신을 껴안으며 걸어가는 길
혼자 걸어가면서 모두와 함께 걷는 길

조금 멀리가
더 가까운으로 변하는 시간

멀리서부터 걸어오는 계절을 기다리며
나 당신 우리

서로 새로워져 알아보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서로 너무 가까워져 눈을 떼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꽃이 피고 꽃이 질 때 봄입니다
꽃이 피고 꽃이 질 때 눈이 날립니다

멀리에서 서로를 바라본 적 없는
나 당신 그리고 우리

우리는 달콤해지고 있습니다
뚜렷하게 달콤해지고 있습니다
이미지 확대
안주철 시인
안주철 시인
■안주철 시인은

1975년 강원 원주 출생. 2002년 ‘창작과 비평’으로 신인시인상을 수상하면서 등단. 시집 ‘다음 생에 할 일들’ 출간.
2020-05-04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가수 유승준의 한국비자발급 허용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가수 유승준이 한국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세 번째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다만 이전처럼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이 법원 판단을 따르지 않고 비자 발급을 거부할 경우 한국 입국은 여전히 어려울 수 있다. 유승준의 한국입국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1. 허용해선 안된다
2. 이젠 허용해도 된다
3. 관심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