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과 첫 회담에도 합의문·오만찬·공동회견 없는 ‘3無회담’ 대부분 공식일정만 소화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싸늘한 시선 반영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과 박근혜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위해 다음 달 1일 오전 한국을 방문한다.‘1차 아베 내각’ 때인 2006년 9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이후 9년 만에 한국땅을 밟는 것이다.
중국의 리커창(李克强) 총리도 한일중 정상회의와 한중, 중일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오는 31일 방한하지만, 시선은 아베 총리에 더 쏠려 있는 모습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아베 총리가 어떻게 입을 여느냐에 따라 앞으로 한일관계가 중대 변곡점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방한 이틀 전인 30일까지 알려진 아베 총리의 방한 일정은 극히 제한적이다.
아베 총리는 1일 오전 전용기를 타고 경기 성남의 서울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이날 박 대통령과 리 총리가 함께하는 제6차 한일중 정상회의와 이어지는 공동기자회견(청와대),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summit), 환영만찬 등에 참석한다. 이날 중일 정상회담도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튿날이자 출국 당일인 2일에는 박 대통령과 취임 후 첫 한일 정상회담을 한다.
방한 기간 공공외교의 하나로 일본인이 운영하는 인사동의 막걸리 교실이나 일본인 학교 또는 요리교실 방문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취소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일 정상회담 이후 수행기자들을 상대로 한 회견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아베 총리는 2일 오후 출국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렸다. 9년 반 만에 이뤄지는 아베 총리의 방한 체류시간은 고작 30시간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방한해 2일 출국하는 리 총리의 ‘2박3일’ 일정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아베 총리를 향해 ‘위안부 피해자’ 시설인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방문, 직접 만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아베 총리는 현재로서는 이를 외면할 가능성이 크다.
아베 총리의 짧은 방한은 위안부 문제로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현재의 한일관계와 정상회담 이후에도 ‘밝은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운 양국관계의 현주소가 그대로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임에도 현재로서는 합의문이나 박 대통령과의 별도 오·만찬, 공동기자회견 등 아무것도 잡혀 있지 않다. 이른바 ‘3무(無)’ 방한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박 대통령이 31일 리커창 총리와 회담 후 만찬을 같이할 것으로 알려진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아베 총리의 방한은 ‘실무방문’(working visit)에 준하는 수준이다. 양국간 특별한 합의보다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에 맞춰 방한하는 만큼 정부는 실무방문에 상응하는 의전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열혈 한류 팬으로 알려진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도 이번 방한에 동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전 여부에 따라 ‘깜짝 행사’를 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추측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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